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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QE)와 양적긴축(QT), 미국은 왜 돈을 풀고 걷을까?

by diary7115 2025. 5. 26.

통화정책의 핵심, 돈의 흐름을 조절하는 두 가지 방식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경기를 조절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사용합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금리를 조절하는 것이며, 또 하나가 바로 양적완화(QE)와 양적긴축(QT)이라는 자산매입·매도 정책입니다. 복잡하게 들릴 수 있지만 본질은 간단합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돈을 시장에 푸는 게 ‘QE’, 과열된 경제를 식히기 위해 돈을 회수하는 게 ‘QT’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용어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이 조치들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양적완화(QE)란 무엇인가요?

QE(Quantitative Easing)는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공급하기 위해 국채나 MBS(주택저당증권) 같은 자산을 직접 사들이는 정책입니다. 이렇게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대규모로 자산을 사면, 시중은행은 현금을 확보하게 되어 대출 여력이 늘어나고, 이는 곧 기업 투자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즉 QE는 금리가 이미 낮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준이 3차례에 걸쳐 수조 달러 규모의 QE를 실시한 것입니다.

양적긴축(QT)란 무엇인가요?

QT(Quantitative Tightening)는 QE의 정반대입니다.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만기 도래한 채권을 재매입하지 않음으로써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입니다. 경제가 과열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QT를 통해 돈의 흐름을 줄이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목적입니다. 미국 연준은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본격적인 QT에 돌입했으며, 매달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시장에서 회수하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왜 이런 정책이 필요한가요?

경기는 항상 일정하지 않고, 성장과 침체를 반복합니다. 침체기에는 기업과 가계의 소비·투자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오르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살리려 합니다(QE). 반대로 경기가 너무 과열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자산거품이 생길 수 있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유동성을 줄이는 QT가 필요해집니다. 즉 QE와 QT는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의 돈의 양을 조절하는 도구이며, 이 조절을 통해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실제 미국 연준의 사례로 살펴보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준은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총 4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매입하며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빠르게 경기 회복에 성공했고, 이후 QE는 주요국의 기본적인 경기 부양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대규모 QE가 이어지면서 유동성이 과도하게 늘어났고, 2022년부터는 CPI가 9%를 넘나드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QT를 병행하며 긴축정책을 강화했습니다. 이처럼 경제 위기에는 QE, 인플레이션 위기에는 QT가 사용됩니다.

금융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QE는 금리 인하와 함께 자산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대출이 쉬워지고, 기업들은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며, 소비도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채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반대로 QT는 유동성 축소로 이어져 자산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QT 기간에 하락장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금리 상승과 함께 채권 수익률은 오르지만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따라서 QE와 QT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투자 판단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일상과도 연결되는 정책

양적완화와 긴축은 금융시장 전문가들만 알아야 하는 어려운 용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상 우리의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정책입니다. QE로 인해 대출이 쉬워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져 내 집 마련이 쉬워질 수 있고, QT가 본격화되면 대출 문턱이 높아져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QE 시기에는 주가 상승과 연동되어 연금이나 펀드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고, QT 시기에는 반대로 조정장세가 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유동성 정책을 이해하는 것은 현명한 경제생활을 위한 기본 소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돈의 흐름을 움직이는 힘, QE와 QT

양적완화와 양적긴축은 단순히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 실제 경제와 금융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정책입니다. 미국 연준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이 정책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그 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뉴스를 통해 “연준, QT 속도 조절” 같은 문장을 접하신다면, 단순히 어렵게 느껴지는 정책 용어가 아니라 ‘경제의 방향성’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곧 경제를 읽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