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이란 무엇인가? 왜 편성될까?
추경(추가경정예산)은 정부가 연초에 확정한 본예산과 별도로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해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을 말합니다. 주로 예상치 못한 경제 위기, 자연재해, 경기 둔화 등의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시행됩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거나 세수(국가 세금 수입) 감소, 고용 악화 등 긴급한 경제 상황이 발생할 때 추경이 추진됩니다.
특히 최근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추경 편성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추경은 정부 지출을 확대해 단기적으로 경기부양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정책 수단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 국채 발행 증가 등의 부작용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자산시장 전반에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추경 편성 시 자산 시장 변화 예상
추경은 재정 확대를 수반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각 시장별로 예상할 수 있는 주요 변화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주식 시장
추경은 경기 부양 신호로 작용해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내수 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추경이라면, 소비재, 유통, 여행, 레저 등 내수 관련주에 수혜가 예상됩니다. 또한,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포함시킬 경우, 건설업종과 인프라 관련 기업이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추경 발표 직후 내수주와 건설주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다만, 추경이 국채 발행 확대를 수반할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특히 기술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2. 부동산 시장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추경의 세부 내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주택 관련 규제 완화, 세제 지원을 포함할 경우, 부동산 시장 심리 회복에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추경만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신호,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과 결합될 경우에만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부 재정 지출이 인프라, 도시 재생 사업에 집중될 경우, 지역별 부동산 수혜 지역이 나타날 가능성도 주목할 만합니다.
3. 채권 시장
추경은 대체로 국채 발행 확대를 동반하기 때문에 채권 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면, 국채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이는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리 상승은 기존 채권 투자자들에게 평가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추경 편성 시점 이후 채권 시장은 다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경기 부양이 성공해 경제 성장률이 개선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국채 수요가 다시 살아날 여지도 있습니다.
4. 환율 시장
추경 편성은 환율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내수 경기 부양 기대를 자극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재정 지출 확대가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우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신용등급 하향 위험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원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사례로 본 추경 효과
역사적으로 한국은 여러 차례 추경을 편성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추경이 시행되었습니다. 2008년 추경은 금융시장 불안 완화와 경기 하방 리스크 대응에 기여했으며, 특히 건설업, 내수 소비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 추경은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되었으며, 이는 소비 쿠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증시 반등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과거 사례를 통해 보면, 추경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추경의 규모와 세부 내용, 그리고 글로벌 경제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향후 주목할 포인트
앞으로 추경이 실제로 편성된다면, 다음과 같은 포인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첫째, 추경 규모입니다. 10조 원 미만 소규모인지, 20조 원 이상의 대규모인지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집니다.
- 둘째, 세부 항목 구성입니다. SOC 투자 비중이 높은지, 소비 진작 지원이 중심인지 여부에 따라 자산시장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셋째, 금리 정책과의 연계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과 추경 효과의 시너지 여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 넷째, 글로벌 경제 상황입니다. 미국 금리 정책,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 등 대외 변수에 따라 국내 자산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추경은 분명 자산시장에 일정한 긍정적 기대를 줄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정책 설계의 세부 구조와 국내외 경제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 직후 단기 반응에만 집중하기보다, 추경의 실제 내용과 시장 심리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